1.
고용노동부는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30대 초반 미취업자의 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다음달부터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취업지원사업의 참여자 연령을 만 34세까지로 일괄 상향키로 했다. 이소식을 출근길 혼잡한 지하철속에서 신문기사로 접하며 씁쓸해 했다. 경제적인 자립과 완전한 독립을 이룬다는 것, 이것은 과연 언제쯤 가능한 것인가? 나 또한 자괴감에 빠지기 시작했다
2.
어떤이는 이렇게 이야기 한다.
60 ,70년대는 고기를 스스로 잡아야 했고, 80대 중후반에는 부모가 고기를 잡아 입에 넣어줬으며 90년대 부터는 고기를 잡는 법을 터득해야 했다는...뭐 그래서 결론은 80년대 중후반에 태어난 지금의 청년들이 비리비리하여 취업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도 어럽고, 국가적 실업률 문제를 양산해내고 있다는 것이였다.
완전히 틀린말은 아니겠지만, 거참 억울한 노릇이다.
"왜 나에게 물고기만 주고, 잡는 법은 안가르쳐 주었나요? 그러니 내가 이렇게 지밥벌이도 못하지"
라고 부모에게 따져봐라. 부모는 이렇게 이야기 할 것이다.
"그 시절은 그게 당연했다. 나는 너에게 좋은 것만 주고 싶었다."
이데올로기며 패러다임은 당 시대의 보편성을 말해주는 것. 허나 남다른 천리안으로 아이들에게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친 부모가 있다면 그들의 자녀는 행운아다.
3.
나만해도 그렇다. 취직을 했어도 부모님의 경제력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하지 못했다. 말은 "니가 알아서 해라" 라고 하지만, 필요한 순간에 그들은 알아서 자신의 몫을 내어 주신다. 딸가진 부모라 이래저래 걱정도 많다. 늦은귀가시간이면 내 딸이 흉흉한 뉴스거리가 되는게 아닌지 밤잠 못 이루신다. 게다가 아직 나는 미혼, 스스로 벌어 가겠다 큰소리 치지만 결국은 부모님돈이 든다는 것을 잘 안다. 의존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만약 당신네 자녀가 출산이라도 할 것이면 기쁨과 동시에 시련도 닥친다. 산후조리원이 아직 보편화 되지 않고 고가격이며 시스템 적인 부분의 투명성이 없기 때문에 아직까지 친정에서 하기를 선호하는데 이때 자식의 출산을 옆에서 돕고 닦아내는 일이 부모의 몫이 된다. "애가 애를 낳았지 뭐야..." 라 시름하던 오십대 중반 여성이 문득 생각난다.
그 후 사회활동을 위해 직장을 다시 나가 워킹맘이 되는 경우도 대비해둬야 하는데, 베이비시터나 탁아소 같은곳은 비용도 들지만 유아학대 또한 비일비제하니 맘편하게 믿고 맡길 곳은 역시나 친정이다.
4.
시댁, 이건 지금 나에게 낯선 단어다. 듣자하니 요즘 세월 참 좋아졌다. 며느리 눈치보는 시어머니 시아버지가 있다는 우스게 소리가 나올 정도면. 실제 그런 경우가 드물다 해도 최근 결혼연령대 남녀성비를 보면 비등하거나 남자가 더 많다. 가족구성원도 확 줄어 자식둘이나 하나가 보편, 남의 집에서 귀하게 키운 자식인걸 학실히 인정하는 눈치다.
게다가 예전처럼 씨받이를 쓸 정도로 자손번성에 목을 메지 않더라도 한명 혹은 두명정도의 손자 손녀는 보고싶은 마음은 여전한 시부모님들이시기에 여성의 결혼 연령이 높아지고 노산도 크게 늘어남을 감안,
며느리의 임신을 더욱 크게 축하하고 산후조리에 아낌 없는 지원을 하게 되는 추세이며 그것은 환영받을 일이다.
5.
이런 시댁의 도움은 또한 아들 가진 부모의 한 역활 아니겠는가? 남의 귀한 자식을 며느리로 모셔왔고, 대를 이을 자손까지 낳아줬으니 고맙고, 여전히 철부지 아들래미 혹여나 사돈에게 밉상 사위로 찍힐까 괜히 무섭다. 또 며느리가 사니 못사니 하며 내자식 바가지 긁어대면 속아프다. 안그래도 신혼집이며, 살림살이며, 결혼비용으로 쓴 돈 때문에 노후걱정이 빠듯한데 신경쓸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이는 죽을때까지 부모노릇을 해야하며 자식 또한 부모님이 계시는 동안은 완전한 독립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한다.
6.
이글을 쓰기전 나는 엄마와 사소한 말다툼을 했다. 항상 이런식이다. 잘해드리고자 해도 한없이 받아주는 부모님에게는 쉽게 못난이가 되어버린다. 갱년기를 넘기시고도 아직 바깥일을 하시는 엄마, 내년이면 60을 바라보는 아빠. 부모님 두분의 공무원 연금으로 자식걱정만 안하면 충분히 해외여행 다니시며 편한 노후를 보낼 수 있으시겠지만, 취직을 한지 얼마 되지 않은 나, 이제 갓 대학을 졸업한 남동생을 보면 당신을의 과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생각하시는 눈치시다. 게다가 오늘처럼 취직한 딸이 사회생활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데가 마땅히 없어 고3 시절 수험생 마냥 쏘아붙일때면, 결혼할때나 애낳을때, 그리고 부부싸움을 하고 난 뒤 화풀이 해댈 모습들이 쉽게 그려진다. 내 참 부모가 아니라 부모의 입장을 정확히는 모르나 이해하고자 보니 보살이 따로없다.
7.
내리사랑이라고 했다. 결혼은 해도 아이는 원치 않았지만 마음이 바뀌는 것은 이 때문이다.
위로 공경하는것은 마땅하고, 자녀를 건강히 출산해 부모로 부터 받은 사랑을 나또한 그들에게 배푸는 것.
이것이 바로 효의 완성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이 세상에 존재하도록 해준 사람들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그렇게 사랑이 이어간다는 것이 모두에게 당연시 되었을때, 부모는 자식에게 보다 더 모범되고 따뜻할 것이며, 자식은 그런 부모를 존경하며 감사할 것이다. 아름다운 세상 구현의 출발은 분명 가족에서부터 시작한다고 나는 믿는다.
- 2013/05/31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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